"할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지난 2월 22일 오후 6시쯤 서울 서초구 S백화점. 길을 잃어버린 중증(重症) 치매 환자 김모(83) 할머니는 출동한 경찰이 말을 걸어도 고개를 젓기만 했다. 치매 환자의 신원과 보호자 연락처 등 정보를 보유한 치매지원센터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없는 상황. 치매 가출 사각지대(死角地帶)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이었다.

경찰은 결국 김 할머니의 지문을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의뢰한 다음에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요일 저녁 길을 잃은 할머니는 지문에 대한 회신이 올 때까지 근처 여성 보호 쉼터에서 지내야 했다. 경찰이 이 같은 치매 가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치매지원센터와 24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17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초구청 치매지원센터와 관내 1400여명의 치매환자 데이터베이스(DB)를 공유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간 보호자의 신원과 집 주소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중증 치매 환자가 실종됐을 경우 경찰은 치매지원센터와 함께 안전망을 가동해왔다. 실종 치매 환자가 지닌 인식표의 고유번호를 치매지원센터에 의뢰, 환자의 주소와 보호자 연락처를 확인하는 식이다.

문제는 치매지원센터 직원들이 퇴근하면 이 같은 치매 가출 안전망이 일시 마비된다는 것. 장덕철 서초경찰서 실종팀장은 "과거에는 금요일 오후 늦게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보호자는 주말까지 꼬박 3일 동안 애를 태워야 했다"며 "24시간 정보공유체제가 구축된 이후부터는 경찰이 치매 환자 보호자를 즉각 확인,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18/2013061800272.html, 조선일보